재건되는 역사의 숨결: 경복궁 영훈당과 덕수궁 흥덕전 복원 현장 특별 공개

재건되는 역사의 숨결: 경복궁 영훈당과 덕수궁 흥덕전 복원 현장 특별 공개

서울의 중심에서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경복궁과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덕수궁은 살아있는 우리 역사의 현장입니다. 수많은 세월의 풍파 속에서 옛 모습을 잃었던 궁궐의 전각들이 오랜 노력 끝에 그 자태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훼철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경복궁 영훈당 권역과 덕수궁 흥덕전 권역의 복원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그 생생한 현장이 시민들에게 특별 공개됩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4월 30일을 시작으로 11월 26일까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이 두 궁궐의 복원 현장을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우리 손으로 역사를 다시 세우는 중요한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라졌던 역사의 흔적, 경복궁 영훈당

경복궁 영훈당은 함화당과 집경당 인근에 위치했던 전각으로, 조선시대 궁궐의 물품을 관리하던 중요한 공간으로 추정됩니다. 고종 대에 경복궁 중건 과정에서 조성되었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안타깝게도 그 모습을 잃었습니다. 오랜 시간 터만 남은 채 잊혔던 영훈당의 존재와 정확한 위치는 최근 ‘하재일기’를 비롯한 귀중한 고문서와 고지도 등의 발굴 및 연구를 통해 비로소 다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역사적 기록과 고증을 바탕으로 영훈당 권역의 복원 사업을 진행해왔으며, 이번 공개를 통해 시민들은 터닦기부터 기둥 세우기까지 복원 공사의 초기 단계부터 진행 상황까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훈당 복원은 단순히 건물을 다시 짓는 것을 넘어, 조선 후기 궁궐의 생활상과 물품 관리 체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사라진 공간을 물리적으로 재현함으로써 당시의 역사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진 복원의 공간, 덕수궁 흥덕전

덕수궁 흥덕전 역시 일제에 의해 사라진 비운의 전각입니다. 덕수궁 동쪽에 자리했던 선원전이 화재로 소실된 후, 손상된 어진(왕의 초상화)을 복원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있던 어진을 임시로 옮겨와 모사하고 관리하던 이안청(移安廳)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또한, 왕실 인물의 승하 시 빈전(왕이나 왕비의 관을 모시던 곳)으로 사용되는 등 중요한 의례가 치러졌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1919년 고종이 승하한 해에 훼철되어 그 부재가 창덕궁 행각 공사에 사용되는 등 수난을 겪었습니다. 현재 덕수궁 흥덕전 권역은 당시의 기록과 사진 등을 토대로 복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흥덕전의 복원은 덕수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대한제국 시기 격동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어진 봉안 및 복원과 관련된 왕실 문화와 의례를 복원하는 의미 또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원 현장 공개 상세 안내

이번 경복궁 영훈당 권역 및 덕수궁 흥덕전 권역 복원 현장 공개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됩니다. 참가 인원은 회당 스무 명으로 제한되며, 복원 공사의 특성과 현장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현장에서는 국가유산 수리 기술자들이 직접 복원 과정과 역사적 배경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전문가의 생생한 해설을 통해 단순한 건물 복원을 넘어선 궁궐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참가 신청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을 통해 사전 접수하거나, 현장 방문을 통해 문의할 수 있습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시민들과 건축 및 문화재 복원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 및 전문가들에게 매우 유익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공식 발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조선시대 궁궐 복원 사업의 의의

이번 영훈당과 흥덕전의 복원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조선시대 5대 궁궐 복원 사업의 일환입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상당수 전각이 훼철되거나 변형되었던 우리 궁궐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 속에 있습니다. 광화문, 흥례문, 강녕전, 교태전 등 주요 전각들이 복원되었거나 복원 중에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건축물 재건을 넘어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역사 교육의 장을 넓히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복원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공유하고 계승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시간

경복궁 영훈당과 덕수궁 흥덕전 복원 현장 공개는 우리 역사의 아픔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현재의 노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훼철되었던 건물이 기록과 고증을 바탕으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미래 세대에게 온전한 역사를 물려주기 위한 책임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번 특별 공개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우리 궁궐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깊은 역사를 직접 느끼고, 복원되고 있는 역사의 숨결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복원 현장 방문은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동참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시간을 내어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궁궐의 새로운 탄생을 함께 축하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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