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권한대행 최측근 비서실장 사퇴, 정계는 '대권 도전' 가능성에 술렁인다

일제강점기는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에 깊은 상흔을 남긴 시기입니다. 특히 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숨결이 깃든 궁궐들은 일제의 조직적인 파괴와 변형으로 인해 그 원형을 잃고 훼손되었습니다. 단순히 건물을 허무는 것을 넘어, 궁궐의 공간 구조를 왜곡하고 민족 정기를 말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숭례문 주변 성곽 철거, 돈의문 멸실 등 주요 문화재가 사라졌으며, 경복궁을 비롯한 여러 궁궐의 전각들이 헐려나가거나 용도 변경되었습니다.

일제의 궁궐 파괴는 1915년 경복궁에서 열린 조선물산공진회를 기점으로 더욱 노골화되었습니다. 일제는 박람회장 조성을 이유로 경복궁 내 4,000여 칸에 달하는 전각을 무단으로 해체하고 반출하여 일본인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때 자선당(資善堂) 건물이 통째로 뜯겨 일본으로 무단 반출되는 등 수많은 궁궐의 부속 건물들이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공간 변형을 넘어, 조선왕실의 권위와 역사를 지우고 민족의 자긍심을 꺾으려는 식민 통치의 일환이었습니다.

이러한 아픈 역사의 흔적을 지우고 우리 궁궐의 찬란했던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한 복원 작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복원 현장이 국민들에게 직접 공개됩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일제강점기 훼손되거나 사라졌던 우리 궁궐의 복원 과정을 국민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경복궁 영훈당 권역과 덕수궁 흥덕전 권역의 복원 현장을 한시적으로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복원 현장 공개는 오는 4월 30일을 시작으로 11월 26일까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회당 20명으로 제한된 소수 인원이 국가유산 수리 기술자들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복원 현장을 가까이에서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단순히 결과물을 보는 것이 아닌, 사라진 역사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는 과정을 직접 목격함으로써 문화유산 복원의 의미와 가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복원 기술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입니다.

공개되는 장소 중 경복궁 영훈당은 향원정 남쪽에 위치하며 함화당, 집경당과 인접해 있는 전각입니다. 고종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새로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왕실의 생활 공간 일부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제는 경복궁에 조선물산공진회를 개최하면서 수많은 전각을 헐어냈는데, 영훈당 역시 이때 훼손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덕수궁 흥덕전은 덕수궁 동쪽에 있었으며, 선원전에 큰불이 나 어진(御眞·왕의 초상화)이 소실된 후, 전국 각지에 봉안되어 있던 어진들을 임시로 옮겨와 보관했던 이안청(移安廳) 역할을 했던 중요한 건물입니다. 왕실의 상징이자 역사의 기록인 어진을 안전하게 모시기 위한 공간이었으나, 흥덕전 또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그 모습을 잃었습니다. 이처럼 역사적 의미가 깊은 두 건물의 복원 현장을 공개하는 것은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미래를 향한 회복의 의지를 다지는 중요한 행보라 할 수 있습니다.

궁궐 복원은 단순한 건축물 재건을 넘어, 잃어버린 역사와 문화를 되찾고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숭고한 작업입니다. 국가유산청은 멸실되거나 훼손된 궁궐 전각들을 체계적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이번 현장 공개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시민들이 복원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특히 전문가의 설명을 직접 들으며 복원 현장의 숨은 이야기와 기술적인 어려움,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공개 행사는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역사와 문화유산에 관심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합니다. 복원 현장에서 직접 기술자들의 설명을 듣고, 살아있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경험은 책이나 전시로는 얻을 수 없는 깊은 감동과 교훈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는 또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복원 과정의 어려움을 알리고, 앞으로의 복원 사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일제에 의해 강제로 훼손되었던 우리의 소중한 궁궐들이 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은 단순한 건축적 복원을 넘어선 역사적 치유의 과정입니다. 경복궁 영훈당과 덕수궁 흥덕전 복원 현장 공개는 이러한 회복의 현장을 국민과 함께 나누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더욱 깊이 이해하며 사랑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이 추진할 다른 궁궐들의 복원 작업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참조]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8239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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